[20부작 기획 칼럼] 7부 교회 재정, 투명 의지와 구조적 장치 모두 필요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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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Comments  2,126 Views  20-10-2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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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교회 재정 운영" 교회재정건강성운동과 뉴스앤조이 20부작 기획 칼럼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투명한 교회 재정 운영에 대한 여론을 형성하고자 2013년 1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총 20부작 기획 교회 재정칼럼을 뉴스앤조이에 연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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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 교회 재정, 투명 의지와 구조적 장치 모두 필요 - 김종미 2013.05.22

 

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서울 K교회는 연말정산 과정에서 성도들이 자신이 헌금한 내역과 연말정산 시 교회에서 준 자료가 맞지 않아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6000만 원이 넘는 횡령 사실을 확인했다. 또 다른 사건도 발생하였다. 어느 집사가 1000만 원을 헌금했는데 목사는 100만 원만 교회에 입금하고 나머지 900만 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만들어 가지고 있었다. 당사자에게는 목사의 일방적인 뜻을 전화로만 전했다. 문제가 되자 일주일 뒤에 교회에 입금했다.

서울 C교회는 담임목사 재정 횡령 문제로 <교회문제상담소>에 방문하였다. C교회는 교회 주차장 매입 건으로 30억 원 대출이 필요해서 당회에서 결의를 하였는데 액수를 기재하지 않았을 뿐더러 일반 성도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담임목사는 필요한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대출을 받았고, 나머지 금액을 펀드에 투자했다. 그러다가 내담자가 이 사실을 알게 되어서 담임목사에게 문제를 제기하였고, 담임목사는 원금과 이익금을 교회에 반환하였다.

교회 내 재정 문제 얼마나 심각할까?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기관인 <교회문제상담소>는 2002년부터 담임목사직 세습, 재정의 불투명성, 교회 운영의 비민주성 등의 문제를 대상으로 개교회 상담을 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9년간의 상담 내용을 전체 189개 교회 총 437건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재정 전횡', '행정 전횡', '부당한 치리 및 표적 설교', '교회 건축 및 매매', '목회자의 성폭력', ' 허위 이력 및 청빙 문제'가 주요한 상담 주제였고, 한 교회당 최소 1개 주제에서 최대 6개의 복합적인 주제를 가지고 상담했다. 그중에서도 재정 전횡이 98건(53.0%), 행정 전횡 79건(42.7%), 부당한 치리 및 표적 설교 71건(38.4%), 교회 건축 및 매매 38건(20.5%), 목회자 성폭력 27건(14.6%), 허위 이력 및 청빙 문제 24건(14.6%), 설교 표절 및 이단적 설교 12건(6.5%), 교회법 상담 9건(4.9%)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통해 개교회에서 발생하는 문제 중 단연 높은 것은 재정 전횡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주요 상담 주제별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되었던 '재정 전횡'의 경우 연도별로 계속적으로 증가했고, 교회 규모가 커질수록 전체 상담 유형에서 재정 전횡이 차지하는 비율이 컸다. 100명 미만 27.8%, 100~500명 28.5%, 500~1000명 31.1%, 1000명 이상 32.5%로 나타났다. 즉 재정 전횡은 갈수록 더 많이 발생하고, 교회 규모가 클수록 재정 전횡의 문제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이 표본을 한국교회 전체라고 할 수는 없지만, 9년간 지속적인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속에서 어느 정도 한국교회의 재정 문제를 엿볼 수 있겠다.

수많은 교회 상담을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재정 전횡과 행정 전횡은 늘 함께 간다는 것이다. 교회 일부 기득권 세력이 교회를 좌지우지하면서 재정 또한 그 손에서 쥐고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담 오는 분들의 말은 한결같이 "그 분이 그럴 줄 몰랐다"거나 "그 분이 처음에는 안그랬다"는 것이다. 특정인을 신뢰했고, 맡기면 어련히 알아서 잘할까 하는 그 마음이 가장 위험했던 것이다. 한국교회 교인들은 신뢰한다는 명목하에 교회 일을 방치했다가 큰 코 다쳐서 울며 땅을 치는 것이다. 큰 함정이지만, 누구나 쉽게 빠질 만한 것이다.

가장 투명하게 사용할 것 같은 교회 재정이 왜 이렇게 문제가 많을까?

교회재정건강성운동에서는 2005년 12월부터 2006년 4월까지 46개 교회 결산서와 23명의 재정 담당자들이 작성한 설문지를 수집하여 2006년 8월 10일, '한국교회 재정 운용 실태 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조사를 통해 문제라고 파악한 부분을 발표한 2006년 재정 조례를 시작으로 교회재정건강성운동에서는 계속해서 교회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재정 세미나, 실무자 교육 등을 통해 매년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 1-교회 내 재정에 관한 규정, 즉 회계 처리의 기준이 없다

23개 교회 중 17개 교회(74%)에서 정관을 가지고 있다고 답하였으며, 그중 14개 교회의 정관에 재정에 관한 규정이 있으며, 1개 교회는 정관 없이 재정에 관한 규정만 있다고 답하였다. 회계 처리의 기준을 무엇으로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서 6개 교회만 정관 규정에 따른다고 하였으나, 정관에 있는 재정 규정은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세부적인 규정이라고는 볼 수 없다. 3개 교회(13%)는 교회와 무관한 기업 회계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8개 교회(34%)는 상식에 의존하여 처리하고 있었다. 교회 회계 기준의 정립이 시급하다.
->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재정 조례 자료 참고

문제 2- 예산 제도나 예산 설정의 기준이 없고, 통제가 불가능하다

23개 교회 중 18개 교회(78%)에서 예산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중 8개 교회만 예산 설정을 위한 지침을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 교회는 예산 제도가 없거나 예산 설정의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예산 제도가 없거나 예산 설정 지침이 없다는 사실은 교회가 무엇을 위하여 재정을 집행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이전 년도 결산 내역에 준하여 집행한다는 것이며, 이러한 경우 상황에 따라 특정인의 자의적인 결정에 따라 비정상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비정상적인 재정 운영을 방지할 장치가 전혀 없음을 의미한다.
-> 교회재정건강성운동 2009년 교회 재정 세미나 '예산의 정석' 자료집 참고

문제 3-재정 담당자들의 자질 및 교육

23개 교회 중 7개 교회의 재정 담당자(30%)만 회계에 대한 지식이 있다고 답하였으며, 재정 담당자의 평균 재임 기간은 2~3년(65%)이며, 10년인 교회(1개)도 있었다. 2개 교회(8%)만 담당자를 위한 내·외부 교육을 실시하며, 담당자들은 주로 인수인계 절차에 의하여 업무를 파악(56%)하나, 회계 처리에 대한 지식이 없는 신임 담당자가 인수인계만으로 담당할 업무에 대한 교육을 충분히 받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18개 교회(78%)가 업무 인수인계 처리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인수인계를 한다고 하더라도 담당자의 상식에 의한 인수인계이므로 후임자가 그 내역을 충분히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문제 4-회계 처리 프로그램

23개 교회 중 9개 교회(39%)가 교회 관리용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으며, 4개의 교회는 복식부기용 프로그램을, 5개 교회는 단식부기용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나머지 교회는 엑셀 또는 워드를 사용하는 수작업 방식으로 결산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메모 형식의 비망 기록으로 관리하고 있다. 비망 기록은 변동 내역 관리 등 기록의 연속성을 확보하지 못하므로 교회 재산 관리에 취약하다.

문제 5-자산 관리 기능의 부재(단식부기의 한계)

대부분의 교회가 단식부기에 의한 수지결산서를 보고서로 작성하고 있으며(82%), 1개 교회만 대차대조표를 작성한다고 답하였다. 모든 교회가 수입·지출 항목을 집계한 수지결산서 개념의 보고서를 만들고 있으나, 수지결산서의 가장 큰 단점은 자산과 부채의 실재성과 현황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많은 교회들이 자산의 취득 또는 적립을 모두 지출 항목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이러한 회계 처리로는 현재의 취득한 재산 관리 또는 적립한 재원을 정확히 또는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게 된다.

많은 분들이 문제 1번부터 4번까지는 쉽게 이해하실 것 같으나, 단식부기와 복식부기 부분에서는 용어도 아리송할 뿐만 아니라 교회가 복식부기까지 해야 할까 하는 질문을 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교회에서 노트북을 구입했다면, 단식부기에서는 노트북 구입으로 지출 처리하여 엑셀에 기장하면 끝이다. 그 후에 그 노트북이 있는지 없는지, 누가 가져가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복식부기로 관리할 때에는 노트북 비용이 자산으로서 대차대조표 비품 항목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파악이 가능하다.

다수의 상담 사례에도 나타나듯이, 복식부기로 보고되지 않으면 성도들은 우리 교회에 빚이 어느 정도인지 알 길이 없다. 서울C교회처럼 목사가 일방적으로 교인들도 모르게 대출 금액을 속여도 확인할 길이 없다. 목적이 있어 따로 보관하고 있는 돈에 대해서도 누가 가져가도 알 길이 없게 된다. 내역을 고의로 누락시키는 경우에 그 내역을 찾기가 어려운 데다 전체 교회 재산의 증감 상태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기 곤란하다.

복식부기 예찬

위의 내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현재 교회개혁실천연대의 경험을 통해 설명해 보겠다. 개혁연대도 2005년 나눔과셈 회계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전에는 엑셀을 통해 회계 통계를 냈다. 그때는 단체가 결성된 초창기이기도 했고, 단체 결산 규모도 지금보다 현저히 작았다.

그러나 회계 프로그램 도입을 하니 단체의 회계 실무 능력이 월등히 높아졌다. 계정 과목 용어의 정리와 사용 범위를 명확하게 정의 내릴 수 있었고, 프로그램에서 제공하는 운영 성과표, 수지결산서, 자산/부채/순자산으로 보이는 대차대조표를 통해 단체의 재정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으며 보고하기에도 쉬워졌다. 회의에서는 이런 재정 현황을 파악함으로 어떤 사업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복식부기는 거래의 이중성과 대차 평균의 원리에 따라 하나의 거래를 왼쪽 차변과 오른쪽 대변에 이중 기록하는 회계 기록 방식으로, 자기 검증 기능이 있기 때문에 회계상에서 나올 수 있는 오류를 줄일 수 있었고, 오류가 나더라도 어디에서 잘못됐는지 짚어낼 수 있었다.

이처럼 복식부기는 교회 전체 자산의 규모, 부채의 규모를 파악할 수 있어 재산 관리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가질 수 있고, 교회 재정을 정확히 판단하여 교회 내 어떤 일을 결정할 때 도움이 된다.

투명하게 보여 주고자 하는 마음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구조적 장치가 동시에 필요하다

첫째는 교회 재정에 대해 교회는 성도들에게 투명한 보고를, 성도는 교회에 적극적인 요청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예전에 다니던 교회에서도 목회자의 정직한 품성만을 믿고 거의 목회자와 당회원들이 하자는 대로 성도들이 따라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런 개인적인 성품에만 의지하기에는 보호 장벽이 약하다. 성도는 교회의 일을 '신뢰'라는 이름으로 어느 누구에게 떠넘길 것이 아니라, 내 집 장부 보듯 교회에 불필요하게 새는 돈은 없는지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투명한 재정 관리는 요즘 같은 시대에 오히려 교회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며, 건강한 교회라는 자부심까지 선물로 준다. 사회에서는 이보다 더한 보고 체계 속에서 살아가는 교인들이 왜 교회에만 오면 믿음이라는 이유로 바보가 된단 말인가? 좋은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 그냥 넘어가다가는 큰 코 다친다.

둘째는 재정 관리 프로그램을, 즉 복식부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재정을 공개하고자 하는 착한 마음이 있어도, 보고서가 전체를 보여줄 수 없다든지, 재정 담당자가 작업하기 어려워서도 안 될 것이다.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도 재정 담당 집사님이 엑셀로 교회 돈을 관리하는데 잘 맞지 않아 고생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회계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은 재정 담당자가 기록하기에도, 자료를 보고하기에도, 자료를 받아 보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편하다. 또한 언제 어디서든 성도들이 프로그램 로그인을 통해 자신의 헌금 내역을 확인할 수도 있다. 전산화되어 있으니, 연말에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할 때에도 오류가 없다. 물론 초기에 프로그램 교육을 받아야 하고 교회 내에서도 일정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이러한 장치 없이 투명하게 재정을 관리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에서 하는 활동이 아직 소속 교인들에게 장부조차 보여 주기 꺼려하고, 재정 보고를 PPT로 하는 한국교회 현실 앞에서 너무 큰 요구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기꺼이 투명한 재정 공개 흐름에 동참하려는 의지가 있는 교회나 목회자, 성도들이 분명히 존재하니 그들을 더욱 힘써 돕고자 하는 것이다. 계속적인 연구와 개발 끝에 '재정 조례'도 발표했고, 재정 담당자들을 교육할 수 있는 재정 세미나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교회를 위한 모든 준비가 다 되어 있다. 이제 교회는 이러한 시스템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 기꺼이 투명하게 모든 것을 보여 주고자 하는 마음과 복식부기의 시스템이 뒷받침된다면 더욱 깊은 신뢰 속에 모든 교회 문제의 중심인 재정 문제에서 자유롭게 될 것이다.

김종미 / 교회개혁실천연대 실장

[출처: 뉴스앤조이] 교회 재정, 투명 의지와 구조적 장치 모두 필요